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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연애의 전제들: 왜 남자는 여자와 다른가. 2024-08-19 08:36:11 +0900 | 0 | 36

첫글 "연애론"을 쓸 때만 해도 이 글이 무려 3편까지 작성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만약 여러분들께서 내 글에 마냥 좋다고 칭찬만 해주셨더라면 아마 3편은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남성입장이 많이 반영되니 여성들의 반론이 만만찮았다.

예를 들면, 헌팅은 여자 입장에서 별로라든지, 여자도 차이는데 왜 여성의 마음이 절대권력이냐, 혹은 성별을 바꿔서 이해해도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론들이 있었다. 이 반론은 내 연애관의 전제 자체를 뒤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충분히 연애의 전제를 설명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잘 아시겠지만, 내 글 안에서 모든 상황은 전제와 함께 조언이 짝으로 제시된다.

예를 들어, 전편 글은 대시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전제는 "누군가를 사귀고 싶고 맘에 드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고로 사귀고 싶은 사람이 없고, 연애세포가 없는 사람들은 다른 처방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연애세포가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중에 써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 글은 이성애를 전제로 한다. 동성애에 대해 내가 아는 바가 많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여성의 마음은 절대권력"

자,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본다. 지난 글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여성의 마음이 절대권력"이라고 하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그냥, "대시받는 사람 마음"이라고 고치면 해결될 문제인가 상대방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든 게 끝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표현하기 위해서 왜 글쓴이는 그렇게 무모한 단어선택을 했을까 이 부분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

먼저 첫 글, "연애론"에서 언급했듯이 남자와 여자는 다른 존재이다. 단순 유물론적 관점으로 보면, 결정적으로 염색체와 모양새가 다르다. 남자는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고 여자는 xx염색체를 가진다. 또한 자세한 묘사는 하지 않겠지만 몸의 모양이 다르다. 이러한 모양은 그냥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연애와 결혼에 있어 핵심적 문제인 성관계, 임신, 출산과 연계된 것으로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것들이다.

역사유물론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에도 남녀는 확연히 다르다. 예전에 이효리가 '야심만만'이란 토크쇼에서 고전적 남녀관계 지침서인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베스트셀러에 대해서 천재적 코멘트를 한 적이 있다. "그 책, 저도 읽어봤는데 한국 실정에 안 맞아요. 여자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 하는데 그러면 한국에선 이상한 여자 취급 당해요."

나도 당시 그 책을 읽었는데 남자인 나로서는 결코 캐치하지 못한 점을 이효리는 당당하게 방송에서 이야기했다. 사족이지만 이효리 씨는 많은 연애경험을 통해 진정한 성인의 경지에 오른 연애성인으로 추앙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효리의 코멘트를 통해 한국사회가 얼마나 가부장적이고, 전근대적인지를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신차리자. 이 글은 연애론이지 사회학 개론이 아니다. 여기서 핵심은 남녀가 사회구조적으로 놓여있는 위치(지리학에서 잘쓰는 용어로 positionality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와 맥락이 다르다는 점이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어떻게 다른가

남녀는 진화적으로도 다른 길을 걸어온 종족이다.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 꼭 추천하고 싶은 다큐멘터리가 있다. EBS에서 만든 "아이의 사생활" 시리즈이다. 이 다큐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어떻게 다른지를 실험으로 보여준다. 남자아이 6명과 여자아이 6명을 두고, 실험을 해보면 남자아이들은 자신이 타고 간 자동차의 색깔이나 모양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반면 여자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여자아이들은 엄마가 아무 이유 없이 울면 따라우는데 남자아이들은 엄마를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두 가지 간단한 실험을 통해 이미 어렸을 때부터 남성과 여성이 세계에 대한 다른 인식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훌륭하게 보여준다. 이 논쟁적인 실험에 대해 여러 풍부한 사회과학적 함의를 도출해낼 수 있으나 이 글은 어디까지나 연애론의 전제를 설명하기 위한 글이므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모든 논증이 보여주는 것은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는 점이고, 이 연애론의 전제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전략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면서 지난 "연애 각론들" 글을 봤을 때,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내가 남성용 버전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거 뒤집어서 생각해도 되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변명을 하자면 이전 글, "연애론"에서 남자는 사냥하듯, 여자는 쇼핑하듯 연애한다고 남녀의 차이를 분명하게 못박아 두었으므로 남성버젼을 쓰면 당연히 여성버젼도 있을 것이라고 독자들이 생각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이다.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여성용 지침서를 만들기에 약간 취재를 해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결론은 그렇다. 연애론은 여성용과 남성용이 따로 있다.

"나도 연애하기 힘들거등"

사실 지난 글에서 아마 여성분들이 근원적으로 빡쳤던 부분은 따로 있을 것이다. 이런 거다. (나도 연애하기 힘든데) 무슨 여자의 마음이 절대 권력이냐 여기에 대한 대답만 하고 일단 연애의 전제는 마무리 하겠다. 이 글의 원래 목적은 어디까지나 연애를 하고 싶은데 어려워하는 사람들과 함께 연애에 대한 수다를 떨어보자는 것이지, 연애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 아니다.

이렇게 한번 이야기해보자. 지난 글에서 송승헌씨의 이야기를 잠깐 했다. 송승헌씨는 여자가 자기를 만나주지 않는다며 집 잎에서 밤새 기다렸다고 한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 두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아마 여성분들도 남성에게 고백하다 차인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송승헌처럼 집앞에서 남성에게 구애하는 여성을 본 적이 있는가 아니,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적어도 나는 없다. 그러나 로미오와 줄리엣부터 시작해서 여성의 집 앞에서 구애하는 남성은 무지 많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남성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남성은 사냥하듯 여성을 포획하고 싶어한다. 송승헌과 같은 행동은 말이 좋아 구애지, 사실은 포획이고 사냥이다. 전편 글에서 말했듯 여성은 쇼핑하듯 구애한다. 이 차이는 진화적으로 남자는 수렵에, 여성은 채집에 익숙하기 때문인 것으로 부분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자, 이제 여성의 마음이 절대권력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마음껏 남자를 선택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 설명할 때가 되었다.(영화를 홍보하러 나왔다가 졸지에 찌질한 남성의 표본이 된 승헌형님께 죄송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승헌형님의 발언은 저렇게 완벽하게 조각된 피조물조차 찌질할 수 밖에 없는 남성의 숙명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었다 하겠다.)

쇼핑의 맹점
쇼핑의 가장 큰 맹점은,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살 수 없다는 점이다.

연애에서 "돈"은 여성의 매력이다. 타고난 매력이라는 밑천이 여성의 운신의 폭을 결정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선천적 매력이 아닌, 후천적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이 연애론의 핵심이다.

지난 이야기는 남성의 대시를 다루었다면, 앞으로는 여성의 대시에 대해서 다루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난 번에 말했듯 연애 시작의 본질은 대시가 아니라 "꼬시기(flirting)"다. 그러므로 다음 주제는 여성이 어떻게 후천적 매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이성을 꼬드길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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